
Spring Design이라는 회사에서 전자종이 디스플레이와 LCD를 한면에 탑재한 전자책인 Alex를 내놓았지만, 시장에서의 성과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또한 신생회사인 Entourage에서 한면에는 전자종이를 다른 면에는 LCD를 장착한 Edge를 출시했지만, 이와 같은 제품을 다시는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 외에도 반스앤노블스는 기존 전자종이 단말기를 포기하고, LCD를 탑재한 차세대 Nook를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아마존의 Kindle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를 포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자책은 전례없이 다양한 연령대, 성별의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제품입니다. 최초에 전자책을 구입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최신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얼리아답터였겠지만, 이후에 이 제품은 기존에 종이로 된 책의 주 구매층인 여성과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큰 판매고를 올렸습니다. 이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약간은 조악한 외관과, 일광하에서의 높은 시인성 등과 같은 전자종이 고유의 특징 덕분이었습니다. 또한 다른 멀티미디어(어플리케이션 포함)에 주의를 뺐기지 않고 순수히 텍스트와 이로 표현된 내용에만 집중하려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한 것이기도 합니다.
스마트폰이 더 높은 성능의 폰카메라를 장착하면서, 저사양의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잠식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태블릿의 경우 휴대폰과는 달리 전자책 시장을 크게 잠식하고 있지는 못하는 실정입니다.
물론 디지털화된 책을 읽는 사람들도 멀티미디어에 관심을 갖게 마련입니다. WiFi 통신을 지원하며 터치스크린 LCD를 탑재한 반스앤노블스의 신제품, 'Nook Color'는 이러한 수요를 반영한 제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로써 기존의 낮은 가격과, 텍스트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성을 잃어버렸다 할 수 있습니다. 반스앤노블스는 이러한 새로운 제품 라인업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날 LCD와 전자종이 양측에서 서로를 닮아가려는 움직임이 계속 포착되고 있습니다. LCD의 경우 일광하의 시인성을 확보하고, 저전력설계를 가미하는 모습을 보이고, 전자종이의 경우에는 컬러를 표현하고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그 예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전자책용 LCD라던가 멀티미디어용 전자종이의 경우에는 현존하는 흑백 전자종이보다는 크게 비싸겠지만, 기술의 발전에 따라 Kindle이나 Nook에 탑재될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기술의 발달에 따라 '텍스트 보여주기'라는 단순한 기능에만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 사라져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다시 한번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살펴본다면, 상급의 아마추어와 프로 사진가들은 고품격의 순수한 '사진찍기'라는 기능만을 선호하여, 카메라에 동영상 촬영 기능이 탑재되는 것을 별로 탐탁치 않아 하는 행태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사진촬영과 관련된 행사에 참석한다면, 그러한 사진가들이 실은 동영상 촬영 기능을 정말로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카메라가 많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하여, 좋은 품질의 사진을 촬영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전자책이 만능이 된다고 해서 '몰입된 독서'라는 경험을 제공치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양한 기능을 지닌 카메라를 이용하는 프로 사진가들이 '사진찍기'라는 기능에 집중하여 고품질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만능 전자책의 유저들 역시 '몰입된 독서'라는 경험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잠시 멀티미디어 기능을 외면하고 스스로를 규율하여 독서에 집중해야 할(require the exercise of self-discipline)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Via Engadget







